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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희 변호사 “준강간 처벌, 강간 못지않게 무거워, 성립요건 면밀히 살펴야”

2022-01-26


 

▲ 유앤파트너스 신승희 변호사​

 

 

성적 자기결정권을 비롯한 기본권은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자연적으로 가지는 권리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절대불가결한 것으로 인정된다. 성적 자기결정권이란 자신의 의지와 판단에 따라 자율적이고 책임감 있게 성적 의사 결정을 할 권리를 말하며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근거로 한다. 

 

 

그런데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일방적인 결정으로 성관계를 맺게 되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를 준강간이라는 범죄로 규정하여 무거운 처벌을 내린다.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는 준강간은 강간 못지 않게 죄질이 나쁜 범죄이기에 강간에 준하여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심신상실이란 심신장애로 인해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능력을 잃은 상태를 말하며 대개 잠이 들거나 술에 만취하여 인사불성이 된 경우를 말한다.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외의 사유로 어떠한 행위에 대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아예 저항이 불가능한 상태뿐만 아니라 현저히 곤란한 상황도 인정된다.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범죄 수법 중 하나는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일부러 술을 많이 먹이거나 약물 등을 이용해 의식을 잃게 한 후 그 틈을 타 범행을 저지르는 것이다.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인 상황에서 범행이 일어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유형의 범행을 준강간으로 처벌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준강간은 행위자의 책임 없는 사유로 피해자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가 초래 되어야 인정된다. 

 

 

다시 말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이 된 이유가 가해자가 어떠한 행동을 했거나 의도한 결과라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준강간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이 때에는 피해자가 의식을 상실한 것을 상해를 입은 상태로 보고 강간상해 혐의가 적용될 수 있으며 의식을 잃게 한 방법에 따라 특수강간 등의 혐의까지 인정될 수 있다. 이러한 범죄는 준강간보다 무겁게 처벌되는 편이기 때문에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분석하여 적절한 죄목이 적용되어야 한다. 

 

 

만일 사건 당시 피해자의 상태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수준이 아니었다면 준강간은 성립하지 않는다. 범죄의 성립이나 처벌 여부를 가르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기 때문에 정황 증거나 각종 자료를 이용해 피해자가 심신미약 상태였는지 아니면 몸조차 가누기 어려운 상태였는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 링크 : http://www.beopbo.com/news/articleView.html?idxno=306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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