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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외도, 증거가 부족하다면?

2022-10-13

 


 

배우자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로 인한 배신감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배우자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고서도 혼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저마다 다양하다.

 

처음이 어렵다고 했던가, 현실적으로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한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부부 간 신뢰 관계에 금이 가면서, 혼인을 유지하기 어려운 또 다른 문제들을 낳곤 한다.

 

결혼생활을 유지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당사자들의 선택이라 아무리 변호사여도 의사결정을 강요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혹여나 배우자의 외도사실을 알면서도 이혼 자체에 대한 결심이 서지 않아 증거 수집도 하지 않고 억지로 결혼생활을 이어나갈 경우, 추후 이혼을 결심하게 되었을 때 소멸시효의 도과로 인하여 상대방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어 위자료도 받을 수 없다.

 

우리 민법은 재판상 이혼 사유 중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한하여 소멸시효를 정해두고 있고, 이는 ‘배우자가 사전동의나 사후에 용서를 한 때 또는 이를 안 날로부터 6개월, 부정행위가 있은 날로부터 2년’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되어 이혼을 고민하게 되었다면 부정행위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이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다면 공허한 주장에 불과할 뿐이다. 이혼하지 않기로 결정하여 애써 수집한 증거를 모두 삭제한다 해도, 배우자의 부정행위로 말미암은 나의 상처는 더욱 곪아갈 뿐이다. 상처가 눈에 보이지 않게 덮고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나, 그 어떤 결정을 하든 증거 수집단계부터 이혼 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피소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한 의뢰인은 남편이 다른 여성에게 5000만원 상당의 목돈을 대여해준 사실을 알고 남편과 그 여성 사이의 부정행위를 의심하여 필자를 찾아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남편은 부정한 관계가 아니라고 발뺌하였고, 결국 의뢰인은 남편과 다툰 후 가출하여 이혼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남편은 부정행위를 부인하며 이혼을 거부하였고 의뢰인은 명확한 부정행위의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아 난관에 봉착하였다.

 

이에 필자는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남편의 부정행위 사실을 추단할 수 있는 정황적 증거를 수집 및 제출하였고, 의뢰인에게 추가적인 증거를 수집할 수 있도록 조언하였다.

 

그 결과 법원은 우리의 주장을 받아들여, 남편이 상간녀와 알게 된 지 짧은 기간 만에 상간녀에게 거액의 금원을 빌려준 사정 등을 고려하여 남편의 부정행위를 인정하였다. 의뢰인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여졌고, 남편이 의뢰인에게 위자료로 2,0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게 되었다.

 

이 사례는 남편의 부정행위 증거가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편이 이혼을 원치 않았던 만큼, 의뢰인의 이혼 청구가 기각될 가능성이 컸지만 소송 기간 동안 대리인의 조력을 통해 여러 정황 증거를 통해 남편의 부정행위를 입증하여 이혼 및 위자료 청구가 인용되었던 사안이다.

 

배우자의 불륜을 적나라하게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혼 소송과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을 진행하면서 당사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은 극심하다. 감정을 앞세워 상대방을 다그칠수록 일을 그르칠 가능성이 높다.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미처 예상할 수 없던 ‘사고’ 또는 ‘재난’에 가깝다. 이미 일어난 일을 마무리하고 나의 극심한 손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와 함께 차분히 고민하여 침착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YK 박수민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