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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사건 수사 잘 받는 방법

2023-03-02

 


이영재 법무법인 YK 변호사 (전 울산지검 부장검사)

 

 


 

경찰 수사 사건은 크게 인지 사건과 고소 사건으로 구분된다. 경찰이 스스로 착수하는 수사는 인지 사건이라 하고, 누군가의 고소장이 접수되어 착수하는 수사를 고소 사건이라 한다. 그 외에 피해자가 아닌 사람은 고발을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고발사건은 그 성격과 진행 과정은 고소 사건과 유사하다.

 

고소장이 접수되면 피고소인은 피의자 신분이 된다. 고소 사건은 혐의없음이나 공소권없음이 명백하여 각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이상 혐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 피의자를 조사하게 되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경찰 수사관으로부터 '고소가 들어와 조사해야 하니 출석하라'라는 전화가 온다. 이때 자신이 고소당한 사실을 알게 된다. 흥분하거나 당황한다. 출석까지 남은 기간도 며칠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밉보일까 봐 제시받은 조사일에 나가겠다고 답을 한다. 전날 잠을 설친다. 밥도 안 들어간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찰서 저 안쪽에 있는 조사실을 두리번거리며 찾아가 착석을 한다. 자세한 고소 내용은 조사가 시작되고야 비로소 알게 된다. 수사관은 고소인 보충 조사를 마치고 증거자료를 이미 제출받아 검토도 마친 상태이고 질문사항도 미리 준비해놓고 있다.

 

그러나 수사관의 질문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횡설수설한다. 기억이 나지 않아 제대로 답변을 못 하거나 핏대를 올리며 억울한 심정만 잔뜩 늘어놓기도 한다. 혐의 여부 판단에 뭐가 중요한지는 더더욱 모른 채 말이다. 조서 초안은 읽어보라고 줬지만, 양도 적지 않고 피로하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검찰 조사가 생략되면 나중에 법원에서 출석하라는 통보와 함께 공소장을 받아보고 나서야 어떻게 결말이 지어졌는지 알게 되는 때도 있다. 그런데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되었는지 알 수 없다. 대부분 고소를 당한 사람이 겪는 과정이다.

 

고소당했을 때 어려움을 겪지 않고 제대로 대응하려면 몇 가지 알아둘 점이 있다.

 

첫째, 경찰 수사관이 출석 일자를 잡으면서 간혹 이것저것 물어볼 수가 있는데 답변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이때 하는 답변과 조사를 받으면서 한 진술이 달라지면 진술의 일관성에 문제가 생긴다. 일관되지 않은 진술은 어느 한 진술이 거짓이라는 의심을 사기 때문이다.

 

둘째, 소환 일정이 촉박하면 좀 늦춰달라고 해도 된다. 대부분 친절하게 응해 준다.

 

셋째, 조사 전에 고소장 내용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전자정부 홈페이지(open.go.kr)에 들어가서 피고소인이 고소장 정보공개를 청구하면 며칠 내로 고소장을 받아볼 수 있다. 개인정보나 수사 기밀은 가리고 제공되지만 받아보지 않고 출석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넷째, 고소장을 읽어보고 고소인의 주장을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답변할 내용을 미리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 시간 순으로 차분히 적다 보면 진술할 내용과 증거가 생각난다. 의문스럽거나 기억나지 않는 대목은 각종 자료, 문자메시지, 에스엔에스 메시지 등을 보고 확인한다. 그렇게 작성된 서류는 가지고 가서 보면서 진술해도 되고, 제출해도 된다.

 

다섯째, 수사관의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취지에 맞게 간략하면서도 빠짐 없이 답변해야 한다. 조사는 정확히 말하면 캐묻는 신문(訊問)이다. 질문에 수동적으로 답변을 하는 절차이지 대화가 아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여섯째, 조서 초안은 꼼꼼히 읽어보고 잘못된 내용이나 빠진 내용은 수정을 요청해야 한다. 말로 이뤄진 조사는 결국 피의자신문조서로 남겨지는데 나중에 혐의 여부나 유무죄 판단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그래서 조서는 본인이 한 진술대로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간인, 서명날인 하게 한다. 검토할 시간은 충분히 준다.

 

일곱째, 돌아와서 언급하지 못한 진술이 있거나 유리한 증거나 참고인이 있으면 수사를 종결하기 전 이를 반영한 추가 진술서를 제출할 필요도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그러나 수사는 되돌리기 힘들다. 따라서 경제적 여력이 된다면 출석 통보를 받는 즉시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변호사와 함께 고소장을 토대로 법리검토와 사실관계를 정리해보고 답변할 내용을 마련하고, 유리한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다. 변호사와 동석하여 조언을 들으며 조사받고, 조서 초안도 변호사와 함께 검토하고, 조사를 마친 뒤에는 동석했던 변호사와 의논하여 추가 진술서도 작성할 수 있다.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ulkyung.kr/news/articleView.html?idxno=14942​